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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사(歌辭, 歌詞)

[국문학][고전문학][시가문학][동양사][음악][국악]

歌 노래 가 辭,詞 글/말 사, 즉 노래와 같은 리듬과 음악적 율격을 지닌 글/말 이라는 뜻으로 엄격한 율격이나 규칙을 지닌 시가(詩歌)나 이러한 율격이나 규칙이 완전히 제거된 문장(文障)인 산문의 중간형태를 지닌 운문이라는 의미를 가진 문학형태를 뜻하는 말로, 고려 말~조선 초에 걸쳐 발생한 조선시대 대표적 국문시가로서 시가와 산문의 중간 형태를 띄며, 형식은 주로 4음보의 율문(律文)으로 3·4조 또는 4·4조를 기조로 하고, 행수(行數)에는 제한이 없다.

국문학에서 고전문학의 한 장르인 '가사'라는 문학형태를 말할 땐 '歌辭'로 표기한다 . '가사'를 지칭할 때 '歌辭' 대신 '歌詞'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가사(歌辭)중 조선전기 100행 내외의 단편 가사를 조선후기의 장편가사와 구별하여 부를 목적으로 쓰는 것이며 그 때를 제외하면 국문학에서 말하는 가사란 거의 '歌辭'로 표기하여 사용한다. 반면 음악에서 말하는 '가사'란 '노래가락에 맞춰 부르는 노래말'에 대한 일반적인 명칭이자 국문학에서 말하는 '가사(歌辭)에 곡을 붙여 부르는 우리나라 전통 성악곡'을 지칭하는 특별한 음악용어로 둘 다 모두 '歌詞'로 표기한다. 이렇듯 '辭'나 '詞' 모두 글, 말을 뜻하는 한자어인데 辭는 문학에서 詞는 음악에서 사용되고 있는 모습에서 이 두 용어가 내포하고 있는 산문과 운문의 특성과 시문의 변천 및 발전과정을 살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즉 원래 먼 옛날 음악(歌)과 시가(詞)가 함께 발생 성장하는 과정에서 노래(시가)가 곧 문학(詞)이요 문학(시가)이 곧 음악(歌)이었기에 당시의 시가(詞)는 그 자체가 음악적 리듬과 율조를 지닌 노래말로 운문적 성격과 특성을 강하게 가졌으며 악곡과 함께 하는 노래말적인 기능을 가졌기에 그 길이 또한 악곡의 길이에 제한을 받아 길지 않고 그 짧은 길이의 글 속에 많은 사상을 담고 느낌을 표현해야 하기에 그 내용 또한 오늘날의 시에서 보듯 은유와 상징이 함축된 용어의 사용이 이루어지고 노래에서 후렴구가 반복되듯 그 형태에 규칙성과 정형성이 강조되고 중요시되는 특질이 형성되었으나 문학이 점차 많은 내용과 감상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그 길이가 길어지고 음악적 율격을 충족치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여 문장이 음악적 율격을 점차 상실하고 일정형식과 제한에서 탈피해 가면서 운문적 형태가 산문적 형식으로 변화, 문학이 음악에서 독립, 발전해 가게된다. 즉 노래말과 같은 간단한 운문시가인 詞가 점차 복잡한 장문의 산문형태로 독립 발전함에 따라 이를 구분할 또다른 장르가 발생하여 이를 辭라 했다하면 더 이해가 쉬울 것인데 여기서 간단히 辭는 산문이고 詞는 운문으로 이해하고 따라서 위에 언급했듯 가사중 조선전기의 것을 歌詞, 후기의 것을 歌辭라 구분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에서 詞로 명명된 조선전기의 가사는 辭로 명명된 조선후기의 가사보다 길이도 더 짧고 형태 또한 정형적이며 음악적 성향인 운문적 요소와 성격을 훨씬 더 강하게 띄고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유추해 볼 수 있게 된다. 또한 歌를 운문인 시가, 辭는 산문이라 할 때 辭 앞에 운문 시가를 뜻하는 '노래 가(歌)'자를 붙여 '가사(歌辭)'라 이름 붙여진 것에서 이 '가사(歌辭)'라는 문학형태는 완전한 노래(歌, 시가 즉 운문)도 완전한 산문(辭)도 아닌 그 모두의 성향을 함께 가지고 있는 노래와 산문의 중간 형태를 지닌 문학장르일 거란 생각을 해 볼 수 있다. 다시말하면 노래(歌) → 가사(歌辭) → 산문(辭) 으로 가는 과도기적 문학형태로서 노래와 산문의 특성을 반반씩 지니고 있다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물론 '辭'나 '詞'는 나름의 기원과 역사 및 형식을 가진 한문학의 일 부류이자 문학형식으로 이 곳의 설명은 가사의 특성을 쉽게 이해키위한 방편으로 이용된 것이니 '辭'나 '詞'의 용어의미에 대한 혼란이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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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부설명

	1. 가사란? 가사(歌辭)는 시조(時調)와 더불어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국문시가로 시가와 산문의 중간 형태를 띄며, 형식은 1음보 4음량에 1행 4음보라는 기본 율격을 가진 4음보 연속체의 운문으로 주로 3·4조 또는 4·4조를 기조로 행수(行數)에 제한이 없이 충신연주지사 (忠臣戀主之詞), 위국충절(爲國忠節), 음풍농월(吟風弄月)식의 강호한정(江湖閒情), 안빈낙도(安貧樂道), 남녀애정지사(男女愛情之事), 삶의 애환(哀歡) 등을 노래하였으며 교술적(敎述的), 서정적(抒情的), 서사적(敍事的) 성향을 띈 다양한 내용의 창작이 조선조 초기에서 개화기까지 양반 사대부와 평민, 여성등 각 계층에 의해 이루어지고 노래, 읊조림, 율독의 형태로 향유되어 온 우리나라 특유의 고전문학양식이다. 2. 가사의 기원 가사의 기원에 관한 확실한 정설은 없으나. 1) 고려속요(高麗俗謠)또는 경기체가(景幾體歌)에 기원설 : <한림별곡(翰林別曲)>, <청산별곡(靑山別曲)> 같은 경기체가의 긴 노래에서 분련체(分聯體)가 사라지고, 여기에 다시 중국의 사(辭)·부(賦) 문학의 형태적 영향을 받아서 가사형식이 발생하였다는 주장 2) 민요기원설 : 4음보의 연속체 교술 민요가 기록문학으로 전환되면서 이루어졌다는 주장 3) 악장체(樂章體)기원설 :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나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 등 악장의 형식에서 분장형식이 파괴되면서 사설 형식의 가사가 나타났다는 주장 4) 시조 기원설 : 가사초기의 정격가사 종장형식이 시조와 같은 3·5·4·3의 종장체 형식으로 되어 있고, 가사형태가 3·4조 또는 4·4조로 한 행이 이루어 진다는 점에서 가사가 시조의 파격형(破格形)이라는 주장 5) 불교계 신라가요 기원설 : 신라 경덕왕대 월명사(月明師)가 지은 <도솔가>이야기에 '별도로 산화가가 있는데, 글이 많아 싣지 않는다.'는 기록에 근거한 주장으로 현존 최고(最古)의 작품은 고려말 나옹화상이 지은 <서왕가>와 조선 성종대 정극인(丁克仁)의 <상춘곡>이다. 6) 한시현토체(漢詩懸吐體) 기원설 : 한문체의 글을 읽을 때 축문이나 치사(致詞)이외에는 반드시 우리말로 토를 달아 읽었기에 장편한시에 토만 달아 읽든지 시조체의 초. 중장을 연속하면 가사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는 주장등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 중 가장 먼저 제기되고 또 가장 큰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경기체가 기원설은 경기체가가 일반 평민들의 노래가 아닌 지배층(한림제유)의 노래인데 고려지배층의 몰락에 따른 경기체가의 쇠퇴기와 병행하여 발전되는 가사 또한 고려를 이어받는 조선의 지배층인 양반 사대부에 의해 창작되고 향유된 노래이며 경기체가가 다루는 내용과 그 서술방식이 사물이나 일상생활을 나열, 서술하는 형태인데 가사 또한 동일한 제재를 다루고 유사한 양식을 가진 장르라는 점에서, 또한 경기체가가 다루는 내용의 깊이와 표현방식이 단편적이었던 반면 가사는 이보다 진보된 형태로 그 내용에 더 깊이가 있는 등 가사가 경기체가를 계승 발전시켜 온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강력히 세를 얻고 있는 학설이다. 3. 가사의 첫 작품 1) 조선초 성종대 정극인(丁克仁)의 <상춘곡(賞春曲)>을 시초로 보는 설 2) 고려말 나옹화상(懶翁和尙)의 <서왕가(西往歌)>를 시초로 보는 설 이 두가지가 있으며 이중 정극인(丁克仁)의 <상춘곡(賞春曲)>을 가사의 첫 작품으로 보는 설이 정설로 인정되고 있는데 고려말 승려 나옹(懶翁)의 <서왕가(西往歌)>는 훈민정음 창제이전에 창작되어 후대의 문헌에 기록되었고 정극인(丁克仁)의 <상춘곡(賞春曲)> 또한 작품창작(창작은 15세기) 이후 후대의 문헌에 기록([불우헌집]이 간행된 18세기) 되었기 때문에 두 작품 모두 작가의 진작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가사의 많은 작품들이 고려 말기 불교 승려들에 의해 제작되었고 불전(佛典)의 부록으로 출간되어 널리 전파된 까닭에 가사의 발생이 불교와 큰 관련을 가진 점에서 가사의 발생이 고려 말이라는 학설 또한 무시할 수는 없다 하겠다. 4. 가사의 성격 가사는 운문(시가)과 산문(문필)의 중간형태로 시가문학에서 산문문학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문학양식이며 운문의 형식에 산문의 내용을 실은 형태로 이해되고 있다. 즉 형식은 4음보 연속체의 운문이나 내용은 서정시와 달리 사물이나 생활에 관한 잡다한 서술로 이루어진 장문(長文)의 수필적 산문형태라는 것인데 이는 가사가 민요, 경기체가(景幾體歌) 등 전시대의 교술운문이 다음시대의 산문문학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다리역활을 담당하는 문학장르로서의 시대적 특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가사가 율문으로 된 수필이라는 설과 가사가 율문으로 된 교술문학(敎述文學)이라는 설은 이러한 가사의 형식과 내용의 성격에 근거한 주장이라 하겠다. 이러한 주장에 따라 가사가 지니게 되는 속성을 내용면에서 바라보면 다음과 같은 3가지 특징이 있음을 알수 있다. 1) 서정성(抒情性) : 가사가 작가의 심정이나 자연을 보고 느낀 감상을 읊는 문학형식으로 애용됨. 2) 서사성(敍事性) : 기행가사처럼 이야기 구조를 가진 가사가 상당수 임. 3) 교술성(敎述性) : 가사가 교훈적인 내용을 많이 다룸. 또한 가사를 노래나 창(唱), 또는 시조와 같이 읊조리거나 악기와 연주하며 가창(歌唱)하였는데 그 내력에 따라 궁중 악공(樂工)들에 의해 가창된 십이가사(十二歌辭), 사당패나 광대들에 의 단가(短歌), 소리꾼들의 잡가(雜歌) 및 서도창(西道唱昌)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5. 가사와 시조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국문시가인 시조와 가사는 우리말의 리듬과 호흡에 맞아떨어지는 4음보의 율격을 바탕으로 우리민족의 성정과 애환을 적절히 표현하였으며 국문의 사용으로 누구나 쉬이 작품을 접하고 그 창작과 이해가 용이하였기에 다양한 계층으로 전파 발전되고 애용되면서 다른 문학형태에 비하여 근대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그 생명력이 유지될 수 있었는데 특히 시조는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그 전통이 면면히 계승, 발전되어 오고있다. 1) 시조 : 소박한 것을 즐겨하는 유학자들의 서정성을 표현하는 데 알맞은 형태로 서정적, 관념적 내용을 주로 다루며 그 형식은 3장 6구 4음보의 율격에 종장은 3.5.4.3.의 정형성을 지니고 길이가 비교적 짧은 단문이다. 2) 가사 : 현실적이고 설복적인 유교이념이나 신비롭고 교훈적인 불교이념을 표현하는 데 알맞은 형태로 서정적, 서사적, 교술적 내용을 다루며 그 형식은 4음보의 율문(律文) 으로 3·4조 또는 4·4조를 기조로 하고, 행수(行數)에는 제한이 없는 장문이다. 6. 가사의 형식 형식은 4음보 연속체로 된 율문(律文)으로 한 음보를 이루는 음절의 수는 3 또는 4음절로서 이 3·4조 또는 4·4조가 율문(律文)의 기조가 된다. 행수(行數)에는 제한이 없으며 마지막 행이 시조 종장의 음수율과 같은 3·5·4·3의 정형성을 갖추고 있는 가사를 정격가사(正格), 그렇지 않은 것을 변격가사(變格) 또는 파격가사(破格歌辭)라 한다. 정격가사는 조선전기에, 변격가사는 조선후기에 많이 나타난다. 7. 발전과 시대별 특성 1) 조선 전기/중기 주로 양반 사대부들에 의해 창작되고 향유되어 이시기의 가사를 양반가사라 부르기도 하는데 조선중기 이후 사대부층에 의해 폭넓게 향유되며 사대부 시가문학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이시기 가사의 형식은 시조의 종장과 같이 가사의 종구가 3.5.4.3의 형식을 갖춘 정격가사가 주를 이루었으며 내용은 서정 가사 위주로 창작되어 강호한정(江湖閑庭) 또는 자연과 친화된 물아일체적(物我一體的) 삶이나 벼슬길에서 물러나 자연에 묻혀 살아가는 한가로운 생활을 주내용으로 안빈낙도(安貧樂道)하는 군자의 미덕, 군신 사이의 충의 이념을 남녀 사이의 애정에 비유하여 임금의 은혜를 못 잊어하는 '충신연주지사(忠臣戀主之詞)' 및 연군지정, 유교적 이념과 그의 구현을 주 내용으로 한 작품들이 주를 이루었으며, 명승지를 유람하며 느낀 감정과 경험을 서술한 기행가사나 귀향 또는 유배의 체험 등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는 유배가사도 창작되었다. 이때의 대표 작가로는 정극인(丁克仁), 송순(宋純), 양사언(楊士彦), 백광홍(白光弘), 정철(鄭澈), 박인로(朴仁老) 등이 있는데 정극인(丁克仁)의 <상춘곡(賞春曲)>은 벼슬길에서 물러나 자연에 묻혀 살아가는 한가로운 생활을 주내용으로 안빈낙도(安貧樂道)하는 군자의 미덕을 노래한 작품들 중 대표작이며 시조에도 능했던 송순(宋純)은 가사에 있어 강호가도(江湖歌道)적 전통을 확립한 선구자로 벼슬을 그만두고 향리에 은거하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읊은 <면앙정가(^人免仰亭歌)는 정극인(丁克仁)의 <상춘곡(賞春曲)>과 송강(松江) 정철의 성산별곡(星山別曲) 사이의 교량역활을 하는 작품으로 <상춘곡(賞春曲)>에서 비롯된 자연 친화적 도가사상에 충의개념을 가미해 가사의 강호가도(江湖歌道)적 기풍을 확립한 효시적인 작품이며 그 표현과 수사법 및 내용이 후대에 크나큰 영향을 끼쳤고 특히 송강(松江) 정철의 성산별곡(星山別曲)에 직접적 연관을 맺고 있다고 평가되어지고 있다. 양사언(楊士彦)은 을묘왜변(乙卯倭變) 때 호남지방에 출몰한 왜구를 정벌하고 승전한 기념으로 전쟁가사인 <남정가(南征歌)>를, 백광홍(白光弘)은 평안도평사(平安道評事)를 사직하고 돌아와 관서지방의 경관을 읊은 국문가사인 <관서별곡(關西別曲)>을 지었는데 이는 정철(鄭澈)의 <관동별곡(關東別曲)>에 영향을 주었으리라 추정되고있다. 정철(鄭澈)은 조선가사문학의 일인자로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십분 살린 훌륭한 작품을 완성하였는데 숙종(肅宗)대의 문신 김만중(金萬重)은 그의 [서포만필(西浦漫筆)]에서 정철의 가사를 '우리나라의 이소(離騷)'라 하여 우리나라 시가의 최고라 했으며 관동별곡(關東別曲), 사미인곡(思美人曲), 속미인곡(續美人曲)을 가리켜 좌해진문장지차삼편(左海眞文章只此三篇)이라하여 '우리나라의 참문장은 위에 열거한 세 편의 시가'라 극찬하고 그중에서도 순수 국어로 표현된 속미인곡이 가장 뛰어나다고 평했다. 송강은 성산별곡(星山別曲), 관동별곡(關東別曲), 사미인곡(思美人曲), 속미인곡(續美人曲)에서 모든 것을 잊고 자연과 융합하고자 하면서도 세속적인 출세 욕구를 은유와 상징으로 노래하였고 특히 <사미인곡(思美人曲)>에서는 화려한 이미지를 통하여 숭고미(崇高美)를, 세속적 출세에의 욕구를 남녀의 애정을 빌어서 은유화함으로써 비장미(悲壯美)를 창조해 내었다. 조선 전기가사 문학의 계보를 보면 이렇듯 정극인(丁克仁) <상춘곡(賞春曲)> → 송순(宋純)<면앙정가(^人免仰亭歌)> → 정철(鄭澈)<성산별곡(星山別曲)>으로 이어지고 있다. 조선중기 선조(宣祖)대의 무신이었던 박인로(朴仁老)는 송강가사의 맥을 이어가면서도 우국지정(憂國之情)이 가득찬 작품을 지었는데 임진왜란시 사졸(士卒)들의 노고를 위로하는 <태평사(太平詞)>를 지었고 <누항사(陋巷詞)>에서는 자연에 묻혀 안빈낙도하는 사대부들의 모습과 달리 구차한 생활상을 비참할 정도로 세세히 표현하고 있는 등 곤궁(困窮)한 생활을 참고 견디며 청빈고고(淸貧孤高)한 체하는 선비들의 태도와는 달리 현실적인 입장에서 사회의 적나라한 실상을 반성, 비판하고 주의의 민중의 생활상에 관심의 초점을 맞춰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전란을 격은 후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인식하고 실생활에 눈을 돌리며 인간감정을 진솔히 표현하고 실용적인 면에 관심을 보이는 조선 후기가사에 한걸음 더 다가간 형태라 하겠다. 2) 조선후기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양란을 겪은 조선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사상등 사회 전 부문에 걸쳐 전시기와 뚜렷이 구분되는 크나큰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조선을 시기적으로 구분할 때, 전·후기든 전·중·후기든 그 구분의 기준은 바로 이 양란이 된다. 그만큼 전시기와 비교해 확연히 구분될 정도로 그 피해와 그로 인한 변화가 극심했으며 전 부문에 걸친 영향이 지대했다는 것이다. 전란으로 인한 유민의 발생, 인구의 변동과 혈통의 사회문제, 농토의 유실, 경제의 피폐, 신분제의 동요, 부세제도 및 지배체계의 혼란, 서학과 실학, 동학 등 다양한 학문의 유입과 발전, 당쟁과 새로운 지배층의 출몰, 비기와 민간신앙 횡횡, 기존 가치와 사상의 문제해결능력 상실 등 사회불안과 민심이반에 따른 정치·사회·경제적 혼란과 불안정을 맞아 각종 신제도를 도입하여 국가재정 확충과 체제정비에 박차를 가하던 조선후기 정치·사회·경제적 환경의 급격한 변화는 당시인의 의식과 생활양식에 엄청난 변화를 초래하였고 그들의 창작예술물 또한 그 영향을 반영, 전 시기와 확연히 구별되는 차이와 변화를 보이게 되는데 가사 역시 형식과 내용 및 그 표현기법에 있어 큰 변동을 보이며 더욱 발전하게 된다. 즉, 성리학 위주의 경직되고 획일적인 기존 사상체계가 다원화, 다양화되고 관념중시적 태도에 현실주의적 경향이 강화되는 한편 양반이 몰락, 잔반이나 양인으로 전락하고 제도의 변경에 의해 경제력을 갖춘 양인이나 상인들이 양반으로 편입됨과 동시에 양인계층의 확충을 위한 노비의 방면으로 공고했던 신분제에 변화가 이루어지고 양란을 맞아 그 피해를 직접 겪으며 이에 저항하고 막아내는 과정에서 백성들의 자아 각성에 따른 서민의식이 성장하게 되는데, 이러한 변화는 문화의 생산·향유계층의 확대 및 다양화를 유발, 가사 역시 작자과 그 향유계층의 확대를 가져오고 이는 또한 가사의 내용이 매우 다양화, 현실화되는 결과를 초래하였으며 종래의 관념적, 서정적 가사가 서사적(敍事的)가사로 변모하고 형식 또한 산문화하여 자유로운 감정의 표현과 새로운 장문형태의 가사유형이 창출되게 된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평민과 여성이 새로운 작자층으로 등장하며 양반 사대부에 의한 양반가사외 일반평민에 의한 평민가사(平民歌辭)와 부녀자들의 잡다한 수필적 이야기 형태인 내방가사(內房歌辭)가 등장하고 음풍농월(吟風弄月)식의 강호한정(江湖閒情)이나 연군지정(戀君之情)이 주를 이루었던 이전의 내용에 비해 당시의 생활과 신변잡기적 내용 및 진솔한 감정을 솔직, 담담히 표현하고 지배층을 비판하거나 위국충절(爲國忠節)의 기상을 읊는 등 그 내용이 한층 다양화 현실화하게 되며 기행과 유배의 경험을 현실적, 구체적으로 노래한 기행가사(紀行歌辭)와 유배가사(流配歌辭)가 활발히 창작된다. 형식은 정격가사외 변격가사가 주를 이루게 되고 보다 산문적, 수필적 경향을 띈 장문의 기행가사가 출현하게 된다. (1) 평민가사(平民歌辭) 평민가사란 양반사대부에 의해 창작되고 향유된 양반가사에 대한 상대적 명칭이자 내용의 서민성, 일반 백성들의 생활에 대한 사실적이고도 직설적인 표현에 따른 구분으로 조선후기 서민의식의 성장과 평민계층의 부상을 웅변하는 것이나 작품 대부분이 작자와 작성 연대가 미상이다. 작품내용의 진솔성, 표현의 현실감으로 일반인과 양반층에 까지 크게 애호받았으며 이러한 평민가사의 유행에 영향받아 정학유(丁學游)의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같은 양반가사와 양반가 여인들의 규방가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 양반가사에도 생활의 구체적인 내용을 그 제재로 하여 다루는 경향이 나타나는 등 가사의 현실감, 사실성을 강화시키는 역활을 하였다. 이전 가사가 보여주는 엄숙미, 유한적 풍류의식는 달리 새로운 희극미(喜劇美)를 창조하였으며, 패륜 ·불의 ·불선(不善)을 일삼는 악인을 풍자하는 비판정신을 담아 서민대중에게 사랑받았는데 대표적 작품들로 <어부사(漁父詞)>를 제외한 <12가사(十二歌辭)>, <백발탄(白髮歎)>, <우부가(愚夫歌)>, <용부가(庸婦歌)>등이 있으며 이중 <12가사(十二歌辭)>는 궁중의 악공(樂工)들에 의하여 가창(歌唱)되어 가창가사(歌唱歌辭)라 하기도 하는데 그 형태가 분련(分聯)이 있고 후렴이 붙는등 전통가사보다 소리꾼들의 잡가(雜歌) 및 서도창(西道唱昌)과 유사하다. (2) 내방가사(內房歌辭) 영남대가내방가사(嶺南大家內房歌辭)에서 유래한 말로 경남, 경북의 영남지방 양반사대부 가문의 여인들이 규방에서 그들의 애환과 일상의 시름을 달래며 창작하고 서로 돌려보던 데서 기원한 명칭이며 규방가사(閨房歌辭) 또는 규중가도(閨中歌道)라고도 한다. 규방가사는 사대부 양가댁 부녀자가 그 작자라는 데서 양반가사의 성격을 띄나 내용에 있어선 규중 부녀자들의 부덕(婦德), 애환 등 여성들의 심정과 생활을 섬세히 표현하고 그들의 감성을 솔직·담백히 노래한데서 내용적으론 평민가사의 성향을 갖는다. 내방가사 또한 평민가사와 같이 대다수 작품의 작자와 작성연대가 미상이나 경북지방에서 근대에 이르기 까지 장기간에 걸쳐 성행하였으며 일반적으로 두루마리에 한글 궁체(宮體)로 작성되어 내려오고 있으며 내용에 유형성(類型性)을 지니고 있다. 조선대 우리의 한글인 정음(正音)은 지배층의 공식문자인 한자와 한문에 밀려 문자로서 대접받지 못하고 평민이나 여성들에 의해 사용되며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바로 이들에 의해 한글을 사용한 시가문학으로서 평민가사와 내방가사의 창작과 활용에 따른 한글의 발전이 이루어지게 된다. 내방가사를 통해 사회활동에서 소외되고 문화활동의 기회가 봉쇄되었던 여성들이 나름의 문화적 욕구충족과 문학을 통한 애환의 표출 및 제한되나마 자신들의 목소리를 가질수 있었는데 그들은 여성 특유의 섬세하고 부드러운 감성과 애잔한 심정을 살린 예술미 높은 작품창작을 통해 여성가사문학의 꽃을 피우게 된다. 작품의 내용은 슬픔과 원한, 남녀간의 애정, 고된 시집살이의 고통 등을 읊은 규원가(閨怨歌)·원한가(怨恨歌) ·한심가(恨心歌), 시집가는 딸이 배우고 지켜야 할 내·외 예절과 봉양하며 받들어 모실 시댁어른 및 남편에 대한 행동거지를 읊어 가르치는 계녀가(誡女歌) ·봉친가(奉親歌), 타지로 출가한 딸이 시집살이의 힘겨움과 서러움 및 외로움을 달래며 친정부모와 고향, 어릴적 친구나 친지들을 그리는 사친가(思親歌) ·사향가(思鄕歌), 죽은 남편이나 자녀, 부모친지, 형제, 친구를 그리워하며 애도하는 망부가(亡夫歌)·석별가(惜別歌)·형제이별가(兄弟離別歌)·붕우이별가(朋友離別歌), 사계절의 변화와 시절별 세시풍속그리고 미려한 자연풍광을 읊은 시절가(時節歌) ·풍경가(風景歌), 여행이나 야유회등의 기행가사, 그리고 화전가(花煎歌)와 같은 행사, 놀이등에 관한 것이나, 현실의 일을 옛 고사에 빗대 노래한 것등 다양한 내용의 작품들이 창작되었다. (3) 기행가사(紀行歌辭) (4) 유배가사(流配歌辭) 유배가사는 말 그대로 유배, 즉 귀양살이를 하며 지은 가사를 말한다. 유배(流配)의 流 란 '귀향보낼 류'자로 동.서양 고래의 형벌의 일종인 '유형(流刑)'을 말하는데 이는 범죄인을 격리시킬 목적으로 멀리 귀양 보내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또, 配 역시 '귀향보낼 배'자로 '유형(流刑)'을 천하게 부르는 말이니 둘 다 죄 지은 이를 변경이나 섬과 같은 외딴 격오지로 보내 그 곳을 떠나지 못하도록 한 고래의 형벌인 유형, 즉 귀향을 뜻한다. 그리고 귀양이란 원래 귀향(歸鄕)이 변하여 된 말로, 벼슬아치가 임금께 관직을 사양하고 물러날 구실을 귀양(歸養), 즉 늙으신 노부모를 말년에 봉양함을 주요 이유로 내세웠는데, 이는 충.효를 사회지도 이념으로 삼았던 시대에 신병을 제외하면 그 보다 더 적절하고 또 주장할 만한 사유가 없었던 까닭에 연유하며 따라서 귀향하면 으례이 귀양이 그 사유가 되면서 귀향과 귀양이 혼용되어 사용되다 자발적으로 벼슬을 사직하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 뿐 아니라 죄를 져 유배되어 귀향(歸鄕)가는 것까지 귀양으로 잘못 부르게 된 것이다. 가. 유배가사와 시대정황 조선후기에 들어 가사의 내용에 있어 유배가사라 분류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가사들이 만들어 진 이유는 가사의 형식이 그 만큼 일반화 되었다는 것과 더불어 작품의 수 만큼 유배된 이 들이 많았다는 것을 말하는데 이는 곧 당시의 정치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며 치열한 정쟁이 발생, 권력투쟁과 당쟁에 따른 암투로 많은 관료들과 관련 인척들이 파직되고 유배되는 등 정치가 극한 혼란상황에 직면해 있었음을 의미한다 하겠다. 즉, 이 시기는 4대사화인 무오, 갑자, 기묘, 을사사화가 발생한 연산군에서 명종까지의 시기와 선조이후 사림의 성장이후 파당에 의한 정쟁이 심화되며 정치적 격변이 발생한 시기로서 각 당파간 치열한 각축 결과 정치투재에서 패배한 이들이 스스로 관직을 그만 두거나 유배길에 오르는 일 들이 비일 비재하게 발생하였는데 그 들이 향촌에 은거하거나 유배지에서 인고의 세월을 보내며 무료한 시간을 보낼 겸 각종 저술활동과 문학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경험과 학식을 바탕으로 문집을 엮거나 임금에 대한 그리움, 정적에 대한 분노와 억울한 심정을 가사의 형식으로 표현하며 탄생하게 된 것이 바로 유배가사인 것이다. 나. 유배가사의 기원 ①우리나라 최초의 유배가사 우리나라 최초의 유배가사는 고려시대에 이미 발생한 걸로 보고 있는데 바로 고려 중기 의종(毅宗, 1127~1173, 재위:1146~1170(18대)) 대의 문관인 정서(鄭敍)가 지은, <정과정곡(鄭瓜亭曲)>을 그 효시로 삼고 있다. <정과정곡(鄭瓜亭曲)>은 정적의 상소로 유배를 가기 전 왕의 부름을 약속 받은 정서(鄭敍;정서는 의종의 이숙이 된다.)가 유배지에서 의종에 대한 연군지정을 노래한 것으로 정서(鄭敍)는 의종이 왕위에 물러난 해(1170)에 이어 즉위한 명종의 부름을 받게된다. ②조선시대 최초의 유배가사 조선시대에 지어진 가사중에서 최초의 유배가사로 치는 작품은 조위(曺偉, 1454~1503)가 연산군 4년에 발생한 무오사화로 전라남도 순천(順天)에 유배되어 가서 지은 작품인 <만분가(萬憤歌)>다. 제목 그대로 원통하고 분통한 심정을 읊은 노래로 선왕(先王)인 성종에게 억울하게 유배를 가게 된 분노에 찬 심정을 하소연하고 선왕을 그리워하면서 인생의 덧없음을 슬퍼하는 내용으로 되어있다. 조위는 성종실록 편찬시 춘추관지사로 있으며 무오사화가 발생하게 된 발단이 되는 김종직의 조의제문(弔義帝文)을 사관으로 있던 김종직의 제자 김일손이 사초에 실어 올리자 그대로 실록에 올려 편찬한 죄로 유배되었는데 결국 유배지인 순천(順天)에서 생을 마감하게 된다. 다. 유배가사의 특성 ①정치적 사유로 유배의 몸이 된 이들이 작성한 가사라 그 내용에 있어 유배를 가게 된 자신의 억울한 심정과 원통한 마음, 유배의 감춰진 실제 이유, 자신의 무죄와 무고함, 정적과 반대 당파인 들에 대한 증오 및 복수심, 임금에 대한 끝없는 충성과 임금에게 무죄를 하소연하며 임금을 연모하는 연군지정, 누구하나 찾아올 수 없고 외부와 단절된 채 먼 타향에서 홀로 지내며 느끼는 고독, 고향, 정치중심지인 한양 및 가족, 친지, 우인들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그에 따르는 처참한 심정, 불편한 유배생활에서 겪는 육신의 고초 등을 뛰어난 학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문학적 기교를 통해 인생무상의 허무적 감상과 어우러 실감나게 표현하고 있다. ②또한 유배지에서의 생활과 유배지를 오가며 격은 경험 및 견문 등의 노정기(路程記)와 같은 기행가사적 내용을 표현한 작품들이 많은 것도 유배가사의 큰 특징이라 하겠다. ③유배된 당사자가 직접 지은 유배가사 뿐 아니라 유배된 이를 모시는 몸종으로 주인을 따라 함께 유배지로 가 생활한 이들, 유배자의 제자나 가족친지들(이들을 가리켜 배행자(陪行者)라 하는데 배행(陪行)이란 주인이나 웃어른을 따라다니며 모시는 것, 또는 배웅하는 것을 말한다)이 지은 작품도 보이는데 대표적인 것이 숙종(肅宗)때 배행자(陪行者)로 조부인 우암(尤庵) 송시열(宋時烈)을 귀향지 덕원(德源)까지 모시고 간 봉곡(鳳谷) 송주석(宋疇錫)이 지은 북관곡(北關曲)이 있다. ④가사는 아니나 시조로서 유배를 소재로 한 작품으로 하우요(夏雨謠), 조무요(朝霧謠)와 같은 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의 시조들이 있다. ⑤조선조 유배가사의 계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조위(曺偉, 1454~1503) : 만분가(萬憤歌) ↓ 송강(松江) 정철(鄭澈, 1536~1593) : 사미인곡(思美人曲),속미인곡(續美人曲) ↓ 김춘택(金春澤, 1670~1717) : 별사미인곡(別思美人曲) ↓ 이진유(李眞儒, 1669~1730) : 속사미인곡(續思美人曲) ↓ 안조원(安肇遠, 18세기 후반?~?) : 만언사(萬言詞) ↓ 김진형(金鎭衡, 1800~1865) : 북천가(北遷歌) 3) 개화기

■ 동의어(同意語)	:
■ 유의어(類意語)	:	가사(歌詞)
■ 참조(參照)	:	가객(歌客)

□ 문서이력정보

2000.08.1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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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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